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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생활/영화 리뷰

[명화 추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an) 리뷰, 해석, 감상평


미디어 산업의 발전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전개 방식, 도구 등은 상당히 정형화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수십 편 보고 드라마도 수십 시리즈를 정주행하고 나면 우리는 새로운 시리즈를 보더라도 전개 양상을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익숙함을 느끼며 심적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한국 영화산업에서는 배우로 전향한 아이돌이나 인기 가수 또는 이른바 정형화된 연기를 하는 슈퍼스타 배우들로 익숙함을 제공하고, 팬덤을 기반으로 최소 관람인원을 보장하는 전략이 인기인 것 같다. 그리고 섣부르게 일반화를 해보자면 대체로 정형화된 클리셰(cliché)와 시각적, 언어적으로 자극적인 장치를 두어 이목을 끄는 것이 대부분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갈수록 점점 자극적이고, 시각적으로 화려하지만 알맹이가 부족한 영화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는 늙은 보안관의 넋두리로 시작한다.

늙은 보안관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범좌자를 잡았던 기억을 자랑스럽게 공유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지고 무뎌졌다는 것을 덤덤한 목소리로 독백한다.

그러다 희대의 사이코 살인마의 시점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이 나온다.
그 다음으로 르웰린이라는 한 중년 남성이 우연히 사냥을 하고 사막을 돌아다니다가
멕시코-미국의 마약 밀매 거래 현장에서 돈다발을 발견하게 된다.

르웰린은 나이가 좀 더 어려보이는 칼라 진이라는 아내와 함께 살아가고 있었는데,
돈다발을 발견하고 집에 돌아온 뒤, 밤새 생각을 하다 총을 들고 돈다발을 몰래 가져오기로 결심한다.

여기서 르웰린 시점으로 오랫동안 감정을 깊고 자연스럽게 표현하고(스크린타임이 가장 길다), 돈다발을 들고
도주하며 추격하는 갱단과 사이코 살인마를 피해서 지속적으로 도전적으로 도피하는 모습을 보니 나는 르웰린을 진주인공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는 이 쯤에서 제목에 매몰되어 큰 그림으로 영화를 봤던 것이 익숙했던 나는 제목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
혼란스럽지만, 일단 쭉 달려보자 ....


영화는 지속적으로 르웰린이 돈을 성공적으로 확보하고 사이코 살인마의 추격을 따돌리려 노력하고, 대결을 위해 총을 준비하고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중간중간 늙은 보안관이 나타나며 사이코 살인마의 족적을 알아차리고 검거하기 어렵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인지하고 떨기도 하며, 적극적으로 검거를 나서야할지 말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서 나는 르웰린은 늙은 보안관의 도움을 받아 사이코 살인마의 위협에서 벗어나겠구나.
또 아내를 다시 만나고, 보안관에게 돈을 반납하는 그림이 나타나지 않을까? 라는...
익숙한 방향으로 해석을 하였다.


해피엔딩의 방향이던, 배드엔딩의 방향이던 사이코 킬러를 죽여달라는 청부를 받은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우리가 생각하던 전개에서 흥미로운 인물이 아닐 수 없다.

르웰린과 타협을 할지, 혹은 사이코 킬러와 팀을 이루게 될 지, 우리가 알고 있던 방향은 그런 방향이었다.


그렇지만 영화는 사이코 킬러라는 존재의 강력함을 강조한다.

수 많은 노인들과, 사이코 킬러마저 죽였으며
르웰린과 그 가족을 무참하게 죽였다.

그리고 자랑스러웠던 늙은 보안관이 현장을 재방문할 때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여주고
또 다른 선배 노인(Another old man)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모습을 보여주며,

결국 은퇴를 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늙은 보안관의 넋두리로 영화는 마무리 하게 된다.



영화는 제목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라는 궁극적인 메시지를 표현하기 위해서
흔하디 흔한 전개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흔히, 빌런을 처치하거나, 빌런에게서 해방되는 해피엔딩이 없었으며,
화려한 시각적 장치 또한 없었다. BGM은 전혀 넣지 않았다.

아마도, 영화산업이 더욱 발전하고 제작비용이 더욱 커지고 이야기의 스케일 또한 더 커질 것이지만
이 영화의 가치는 점점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오크통에서 숙성되는 위스키가 연식을 더하며 깊은 맛을 내는 것처럼
이 영화는 5년이나 10년, 아니면 그 후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칵테일과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평양냉면과 온더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즐길 수 있는 그런 영화!

라는 말로 영화를 총평하고 싶다.


총점 ★★★★☆ (4.5)

평양냉면 먹고싶다!!